『매직필』을 읽고: 다이어트, 약, 그리고 우리 사회의 태도
옛 그리스에서도 날씬함을 유지하는 약이 존재했다니. 날씬한 몸을 추구하는 것이 근대 이후의 변화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인류는 오래전부터 외모와 체형에 집착해왔던 모양이다. 결국, 다이어트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적 욕망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과 위고비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원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오젬픽은 식욕을 감소시키는 부작용(?) 덕분에 다이어트 약으로 떠올랐다. 처음엔 "이미 찐 살은 운동으로만 뺄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이 약이 체중 감량에도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다만, 빠르게 살이 빠졌을 때 몸이 적응할 수 있을지, 신진대사가 느려지면 오히려 요요가 오지 않을지 궁금증이 남았다.
이 약을 먹으면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질까?"라는 질문도 던져봤다. 단순히 배고픔에서 해방되는 걸까? 아니면 음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음식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일까, 먹는 행위에서 만족감을 얻는 사람일까? 오젬픽이 식욕을 줄이는 만큼, 음식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삶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한편, 비만이라는 단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도 생각해볼 문제다. 단어 자체는 사실이지만,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편견이 따라붙는다. "건강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붙지만, 때때로 concern-trolling(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며 비판하는 태도)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약을 복용한 유명인들도 궁금해졌다. 예를 들어 방시혁은 최근 체중 감량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그도 이 약을 사용한 걸까? 만약 그렇다면 왜 이제야 결심했을까? 물론 개인적인 선택이지만, 이런 변화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읽으며 인상 깊었던 문장은 두 가지다.
"약이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원래 있었다. 이제 눈에 보일 뿐."
"음식을 기분이나 감정을 바꿔주는 수단이 아니라, 몸에 필요한 영양과 연료를 넣어주는 수단으로 생각하라."
이 문장들은 단순히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우리가 음식과 몸, 그리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비만 치료제가 가져올 변화는 단순한 체중 감량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약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아닐까?
책읽으면서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놨었는데
그걸 모아서 gpt한테 정리하라고 했더니
아주 멋진 문장을 만들어주었군
나도 글 잘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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